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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뭉게구름

입력
2016.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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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뭉게구름

햇볕 작열하는 한 낮 거리에 나서면 훅 끼치는 열기로 숨이 턱턱 막힌다. 강렬한 직사광선에 눈을 제대로 뜨기도 어렵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은 하늘가에 피어나는 흰 뭉게구름이다. 목화송이 같은 구름뭉치가 한가로이 하늘을 떠가며 그리움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때는 불현듯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지긋이 눌러 참아야 한다. 뭉게뭉게 몽실몽실 몸집을 키운 구름덩어리가 작열하는 태양을 가려 잠시 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 구름 분류상 뭉게구름은 적운(積雲)에 속한다. 영어로는 Cumulus라고 하는데 쌓인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맑은 날 일사에 의한 상승기류를 타고 상공으로 올라온 수증기가 응결돼 뭉게구름을 만든다. 한반도 상공이 안정된 북태평양 고기압권에 들어있는 요즘 아침에는 맑지만 낮에는 강한 일사에 의해 하늘 곳곳서 뭉게구름이 생긴다. 아담한 사이즈의 조각 뭉게구름은 편평운이라고 불린다. 상승기류가 계속 솟아 올라가면 뭉게구름의 키도 무럭무럭 자라 웅장한 모양이 된다. 봉우리적운이다.

▦ 봉우리적운이 더 발달하면 적란운이 된다. 20㎞ 높이까지도 뻗어 올라가는 적란운 내부에서는 우박과 물방울을 품은 격렬한 대류가 일어나고 자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다. 밑부분 수평폭은 10㎞ 안팎.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쏟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한바탕 소나기를 쏟아낸 적란운은 윗부분에서는 서서히 쪼개져 권운으로, 아랫부분은 고적운이나 층적운 등으로 나뉘면서 소멸한다. 최근 며칠 동안에는 적란운이 발달했다가도 소나기를 내리지 않고 저녁 때쯤 소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 구름 분류에서 층운(層雲ㆍStratus)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담요처럼 얇고 넓게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넓은 구름층이 층운이다. 층운이 군데군데 울퉁불퉁 솟아오르면 층적운이다. 적운과 층운은 하층운이지만 중간 높이(2~8㎞) 하늘에서는 각각 고적운, 고층운으로 불린다. 10㎞ 이상의 상층 하늘에는 새털모양의 권운(卷雲, Cirrus)이 나타난다. 이 높이의 적운과 층운은 각각 권적운, 권층운으로 불린다. 권운 계열 구름은 초가을부터 많이 볼 수 있다. 23일 처서(處暑) 전후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며 대지에 가을 기운이 감돌 게다. 유난했던 올 폭염도 어느덧 그리운 추억이 될 테고.

이계성 논설실장 wkslee@hankk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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