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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대구, 무더위로 ‘열’ 받는데 열대야 줄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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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대구, 무더위로 ‘열’ 받는데 열대야 줄었다니

입력
2016.08.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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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현재 열대야 11일… 2년 전 기준으론 17일로 6일 많아

대구기상청 이전 착시효과… 시원한 금호강 옆에서 측정 탓

14일 옛 대구기상대 28.4도… 대구기상지청 26.5도 1.9도 높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일대가 명품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일대가 명품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대구 달서구 이곡동 와룡공원 바닥분수에 뛰어들어 물줄기를 맞으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대구 달서구 이곡동 와룡공원 바닥분수에 뛰어들어 물줄기를 맞으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올 들어 대구지역 열대야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잦은 비로 선선한 여름으로 불린 2014년보다 열대야 일수가 더 적다. 어떻게 더 무더운 여름에 열대야는 더 적게 기록되는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올 들어 15일 현재까지 아침 최저 기온이 25.0도를 넘는 열대야가 관측된 날은 11일에 불과하다. 이는 7, 8월 두 달 간 0.1㎜ 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날이 37일이나 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려 ‘선선한 여름’으로 기록된 2014년 7월1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대야 9일보다 겨우 2일 많은 수치다. 12일까지만 놓고 보면 되레 하루가 적다.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한 1994년 같은 기간 28일에는 발치에도 못 미친다.

올해 대구지역 열대야는 지난달 26일(25.4) 처음 관측됐다. 이어 26~30일, 이달 7, 11~15일 아침최저기온이 25.0도 이상 기록했다. 12일부터 26도를 넘어 15일 아침엔 26.9도까지 올랐지만, 대구사람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높은 기온은 아니다. 이들 기록은 모두 대구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인근 대구기상지청 관측망에서 측정된 것들이다.

더위에 익숙한 대구 사람들도 요즘 무더위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유례없는 무더위가 몰아친 1994년, 1995년 이후 가장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모(45ㆍ회사원)씨는 “전기요금이 겁나 에어컨 온도를 높게 설정한 채 선풍기를 틀고 자다 보니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한다”며 “출근하면 오전에는 온몸이 나른하고 피곤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체감 무더위와 기상청 공식 발표가 괴리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6월부터 기상청이 공식 발표하는 대구지역 기상관측 자료가 대구 동구 신암동 옛 대구기상대에서 대구 동구 효목동 현재 대구기상지청 관측지점으로 변경된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옛 기상대와 현재 기상지청은 직선 거리로 3㎞ 정도에 불과하지만 주변 환경은 딴판이다. 현재 무인 관측소로 운영중인 신암동 옛 대구기상대는 주택가로 둘러싸인 반면 현재 기상지청은 금호강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50m 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4대강 사업 이후 동촌유원지 부근 수심은 2m 이상으로 한여름에는 기온을 낮춰주고 여름에는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2일 낮 최고기온은 효목동 대구기상지청에선 37.7도, 신암동에선 38.1도를 기록했다.

1942년 8월 1일 40.0도를 기록했던 신암동 무인관측소에선 올 들어 15일까지 열대야가 나타난 날이 17일로 효목동 기상지청보다 6일이나 많다. 7월 한 달에만 8번이나 열대야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선 5일부터 15일까지 10일 하루를 제외하곤 연일 열대야다. 아침최저기온 자체도 12일 27.6도로 27도를 돌파한 데 이어 14일엔 28.4도로 28도선도 넘었다. 또 올 들어 대구지역 첫 열대야를 기록한 날도 지난달 10일(25.1도)로, 효목동 기상지청 자리보다 16일이나 빠르다. 같은 날 대구기상지청에선 아침 최저 기온이 24.5도로 신암동 보다 0.6도나 낮다.

이에 대해 대구기상지청 측은 “옛 대구기상대와 현재 기상지청이 직선거리로 3㎞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상관측에 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특히 여름철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높다.

박모(35ㆍ회사원)씨는 “밖으로는 대구가 예전보다 ‘시원해졌다’는 소리를 들을지 몰라도 밤에 잠을 못 자는데 열대야가 아니라고 하니 도대체가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 ‘폭염도시’도 타이틀이었는데, 더운 것은 그대로인데 대구시민들이 해 떨어지면 더위를 피해 나서는 금호강변에서 재 놓고 폭염도시를 탈출했다고 하면 뭐하냐”고 아쉬워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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