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에서 보자.”
신태용(46)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14일(한국시간) 온두라스와 리우 올림픽 8강전에서 패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지난해 2월 이광종(52) 전임 감독이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지자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신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대표팀 코치와 올림픽팀 감독을 겸임해 ‘감치(감독+코치)’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이날 온두라스에 무릎을 꿇으면서 557일 간 이어진 그의 여정도 끝났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에 진 뒤 “이 팀을 처음 맡을 때 ‘골짜기 세대’라던가 ‘희망이 없다’, ‘올림픽 티켓도 따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선수들이 더 노력해 이겨냈고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겨뤘다”며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이런 여세를 몰아 더욱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올림픽 대표팀은 출범 초기 ‘골짜기 세대’란 비아냥을 들었다. 특출 난 스타플레이어도 없었고 소속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올림픽 팀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 소속 팀에 돌아가 주전을 꿰차는 선수도 있었다. 결국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가 가세하며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멕시코, 독일 등 강호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1위(2승1무)로 통과한 것도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이 중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 등은 향후 국가대표 발탁도 거론되고 있다. 대표팀 코치로 복귀할 예정인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을 울리 슈틸리케(62) 대표팀 감독에게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벨루오리존치=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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