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동사를 명사로 바꾸는 방법을 강조했다. 그래서 go라는 동사를 going이나 to go로 바꿔서 명사처럼 사용했고 'I like dancing' 'I like to dance'처럼 -ing형 동명사나 to do 형태의 '동사의 명사형' 만들기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요새는 SNS에서 '친구로 삼다'라는 의미로 명사 friend를 ‘He friended me'나 'She defriended me'로 변형해 쓰고 있다. 명사를 동사처럼 써서 ‘친구로 삼는다’고 말하거나 '아는 사람을 block시켜 놓다'(unfriend)고 말하는 것은 큰 변화다. Parent라는 명사가 'It's so hard to parent' 같은 문장에서는 '부모 노릇하다'라는 의미로 쓰였고 'It's so hard being a parent'라는 고전적 문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물론 지금도 고전적 기능은 유지되지만 현대 영어에서는 동사를 명사처럼 변형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명사를 동사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을 뿐이다.
현대 영어의 'Noun Verbing'은 통신발달이나 과학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Text(문자)라는 명사가 수 백 년 존재해 왔지만 '문자' '문자를 보내다'의 뜻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근래 디지털이 발달하면서부터다. 이제는 'Text me about the result'처럼 '결과를 문자로 보내 주세요'로 쓰이고 있고 인터넷 검색에서 자주 가는 곳을 기록해 놓는다는 의미로 쓰는 'bookmark this page'도 마찬가지다. Twitter라는 SNS 활동을 tweet라는 표현으로 쓰고, facebook, google도 고유명사였다가 일반화돼 동사로도 쓰일 정도다. 사실 '명사를 동사처럼 사용하는 관행'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작가들은 16세기 말 세익스피어가 자신의 작품 ‘리처드 2세’에서 ‘Grace me no grace, nor uncle me no uncle. I am no traitor'라고 하듯 명사를 썼다. '은혜'라는 명사가 'Grace me no grace'처럼 쓰인 역사는 500년이 넘는다.
최근의 사례를 보면 mail, strike, salt, pepper, switch, sleep, ship, train, stop, drink, cup, lure, mutter, dress, divorce, fool, merge 등 그 예가 수 백 가지가 넘는다. '우편'이라는 뜻의 mail이 이제는 'Mail the letter to the office'처럼 쓰이고 'I'll ship the package to you next week'에서는 ship이 '선박'이 아니라 '발송하다, 택배로 보내다'는 뜻으로 쓰였다. '음식의 간을 맞추다'는 뜻으로 ‘Salt’가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gift’를 동사처럼 사용해 'Gift this juicer to your mom, she'll love it', 'We're hoping to medal in that sport.'처럼 쓰기도 한다. Gift나 medal같은 명사를 동사처럼 사용하는 것은 지나친 예로 보이지만 분명 원어민들의 대화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단순 명사를 동사로 쓰는 사례는 사전이나 교과서에서 소개하지 않았다 해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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