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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양궁의 새 역사를 쓴 구본찬(왼쪽)과 박채순 감독.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대표팀은 여궁사들에게 관심이 쏠렸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서향순이 금메달을 딴 이후 홈팀 텃세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신궁 계보를 써왔기 때문이다. 또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7연패를 했다.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구본찬(23ㆍ현대제철)은 이번 대회 직전 "보통 한국 양궁하면 여자 팀이 주목 받는데 남자 팀도 잘한다"며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구본찬의 한마디는 이유 있었던 호언장담이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사상 처음으로 남자 2관왕이 나왔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7일 김우진(청주시청)-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과 함께 나선 단체전 결승에서 라이벌 미국을 꺾었던 구본찬은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또 한국 양궁의 사상 첫 올림픽 전 종목 석권에 큰 힘을 보탰다.
사실 그 동안 남자 양궁은 실력에 비해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지만 개인전 은메달(각각 박성수ㆍ박경모)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개인전 은메달(정재헌),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개인전 동메달(오교문)과 단체전 은메달에 그쳤고 2000년 시드니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4년 전 런던 대회 때는 임동현(청주시청)의 개인 세계신기록에 힘입어 단체 예선전에서도 세계 기록을 새로 쓰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단체전 준결승에서 미국에 덜미를 잡혀 동메달에 그쳤다. 오진혁(현대제철)이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위안이었다.
개인전을 앞두고 남자 대표팀 박채순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언급을 삼갔지만 선수들이 먼저 이번 대회 2관왕을 이뤄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구본찬은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겁 없이 활시위를 당기며 한국 남자 양궁의 2관왕 계보를 처음으로 썼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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