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비서실장 등 인사 직접 발표
이회창 MB 예방… 순천까지 찾아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11일)에서 전기료 누진제 대책을 요구한 지 6시간 만에 '누진제 임시 완화'라는 선물을 받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탄력을 받은 듯 12일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당직 인사, 당원 면담, 전직 대통령 예방, 올림픽 선수단 격려까지 촘촘하게 시간표를 그려 종횡무진 했다. 일정을 마친 뒤엔 국회의원 신분으로 돌아와 지역구인 전남 순천으로 날아갔다.
이 대표 행보의 특징은 형식 타파에 맞춰진다. 전날 최고위원들의 공개발언이 갈등만 부추긴다며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데 이어 이날은 의원총회, 보고방식까지 바꾸도록 지시했다. 당직자 월례회의에 참석한 그는 "내 방에 들어와 예의 갖추고 이러면 쫓아낸다. 형님 대하는 식으로 같이 일하자"고 했다. 당직자로 시작해 당 대표가 된 이 대표는 당직자들을 "아우님"으로 불렀다. 의원총회 방식에 대해서도 "내용이 충실해야지, 인사하는 데 40분 쓰고 20분 토론하는 건 싫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 오찬 행사를 언론에 직접 브리핑했던 이 대표는 이날 비서실장을 비롯한 당내 인사 발표도 직접 했다. 이전까지는 대변인이 이런 브리핑을 해왔다. 오후에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총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잇따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재는 '비주류 목소리도 있는 그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씀하셨고, 이 전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잘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모친 고 강태영 여사의 빈소를 찾았다. 앞서 출근 직후엔 정몽규 리우올림픽 선수단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올림픽이 국민에게 에어컨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형식 타파'를 두고 당 안팎에선 동조와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최고위원들의 회의 모두발언을 제한을 것을 두고 "봉숭아학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는 우호여론과 "통제적 리더십이다"(정우택 의원)는 반대여론이 조성됐다.
이 대표는 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의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갑), 비서실 부실장에 지난 총선서 서울 노원을에 출마했던 홍범식 변호사를 임명했다. "모든 기준은 국민"이라는 취임 일성처럼 민생을 챙기는 '국민공감전략위원장'을 신설, 다음주 발표키로 했다. 경남 양산 출신인 윤 신임 실장은 성균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한 뒤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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