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힌ㆍ푸켓 등 남서부 지역
군부 개헌안 관련 여부 주목
경찰 “국제조기 관련성 없다”
후아힌과 푸켓 등 태국 남서부 유명관광지를 겨냥한 연쇄폭탄테러가 동시다발로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당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남서부 휴양지인 키리칸주 후아힌의 유흥가에서 12일 오전과 전날 밤 각각 소형 폭발물 2개가 터져 2명이 숨지고 독일과 네덜란드 등 외국인 관광객 7명을 포함한 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국인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후아힌 경찰 책임자인 숫띠차이 스리소파차렌랏은 “11일 밤 폭탄테러 당시 서로 50m쯤 떨어져 있던 폭발물 2개가 30분 간격으로 터졌다”며 “폭탄이 범인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작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12일 오전9시를 전후해 태국의 대표적 남부휴양지인 푸켓의 빠똥 해변에서도 2차례 폭발이 있었으며, 남서부 수랏타니주와 트랑주에서도 경찰서 등을 겨냥한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수랏타니에 설치된 폭발물도 후아힌 테러와 유사하게 서로 약 2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놓여 있었으며 30분 시차를 두고 폭발했다. 현지 경찰관계자는 “정황상 관광지에서 벌어진 일련의 연쇄폭탄테러는 한 단체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단체는 아직 없다. 다만 현지 경찰은 20명이 사망한 ‘방콕 에라원 힌두사원 테러’(지난해 8월17일)가 발생한지 1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유사한 테러가 발생한 만큼 당시 테러 배후인 중국 위구르족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한 후아힌의 경우 태국 왕실의 휴양지이고 시리킷 태국 왕비의 생일(12일) 연휴를 맞아 이번 공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태국 남서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말레이시아계 분리독립세력도 유력한 배후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피야판드 핑무앙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지금까지 수사결과 지역조직이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IS 등) 국제테러조직과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태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군부주도의 개헌안을 통과시킨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공격은 국가를 혼란으로 밀어 넣으려는 것”이라며 “누구의 소행인지 반드시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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