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은 호남 돌며 화합 역설
문재인은 ‘안보관 불안’ 불식 의도
박원순, 여의도와 스킨십 확대
안희정, 잦은 상경 전국구 어필
내년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여야 차기 주자들의 몸풀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체로 자신의 취약 분야를 보완하거나 취약 지역 공략에 공을 들이며 기초 지지 기반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운동선수로 치면 일종의 하계 전지 훈련인 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최근 행보는 ‘튼튼한 안보’로 요약된다. 문 전 대표는 광복절을 사흘 앞둔 12일 1박 2일 일정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 현장 부근인 백령도를 찾았다. 지난 달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영토 주권을 강조한 데 이은 안보 행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백령도에서 서해 최북단 전방부대인 해병대 6여단을 찾아 병사들을 격려하고,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도 헌화했다. 서해북방한계선(NLL) 수호 의지를 강조하며 여권에서 제기하는 ‘안보관 불안’우려를 불식시켜 중장년층의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그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둬왔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박 시장은 이날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시당 대의원대회 전야제에 참석해 토크콘서트 형식의 강연을 한 뒤 지지자들과 치맥 파티도 즐겼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광주를 방문한 지 3개월 만이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엔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더민주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따로 만찬을 가지며 당내 스킨십도 늘려 가고 있다. 모두 당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정치권 안팎에선 박 시장이 대선 경선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충남 울타리에 묶여 있던 안희정 충남지사도 서울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며 전국구 이미지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10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더민주 서울시당 신입당원 아카데미에서 강연자로 나서 “김대중과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역사의 문지방을 내가 넘겠다”며 대권주자로서 자신을 어필했다. 안 지사는 8월과 9월에 한차례씩 정책 토론회 참석 차 국회도 찾는다. 안 지사를 최근에 만난 한 야권 인사는 “(대권 준비는) 이미 시작됐고, 11월쯤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1일부터 민생투어에 나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의 취약 지역인 호남 일대를 돌며 ‘화합 정치’를 역설하고 있다. 이날 전북 부안의 계화간척지를 찾은 자리에서 “호남은 산업단지가 영남 지역에 비해 적고, 농촌에서 젊은 청년들이 사라져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호남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대선 후보의 동선이다”는 평이 나왔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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