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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을 밟고 싶다며 소송 낸 유승준

입력
2016.08.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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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이 한국행 비자를 발급해 달라며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소송이 내달 30일 마무리 될 예정이다. 유승준 웨이보 캡처
가수 유승준이 한국행 비자를 발급해 달라며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소송이 내달 30일 마무리 될 예정이다. 유승준 웨이보 캡처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는 가수 유승준(40)의 바람은 14년째 현재 진행형이다. 2002년 군입대를 3개월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의혹에 휩싸인 유승준은 여전히 한국 정부의 입국금지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유승준이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의 4차 변론이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김용철)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을 계기로 네티즌 사이에 유승준의 한국 입국 문제가 또 다시 화제에 오른 하루였다.

이날 재판에서 유승준 측 대리인은 “당시 한국 법이 바뀌어 유승준이 징집 대상이 되면서 신체검사를 받았을 뿐 시민권 취득은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며 “유승준이 병역 회피를 위해 시민권을 획득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또 “연예인으로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점은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14년 전으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승준 측은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것이지 국적을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승준의 입국이 국가 안위와 질서에 위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 측의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유승준이 국내에 들어와 해명할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것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는데 꼭 국내에 들어와야만 권리가 보호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인에 대해 국내 입국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외국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사증발급 거부의 뜻을 재확인했다.

1990년대 후반 최고의 댄스가수로 인기를 누렸던 유승준은 활동 당시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전 연령대에서 호감을 얻었고, 미국에서 성장했음에도 당당히 군입대를 하겠다고 밝혀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로 불렸다. 하지만 군입대를 코앞에 둔 2002년 초 일본 공연을 위해 출국한 뒤 다시 미국으로 떠나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이 면제됐다.

한국사회에 미친 파장은 엄청났다. 유승준에 대한 비난여론이 쇄도했고, 병무청의 건의로 법무부는 유승준에 대해 입국규제 조치를 내렸다. 그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돌아온 유승준은 한국 땅을 밟지 못한 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인도적 차원에서 입국허가를 받아 잠시 한국에 온 적은 있지만, 사실상 14년째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적합한가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이날 재판 소식을 전해들은 네티즌의 의견도 엇갈렸다. “유승준이 잘한 건 아니지만, 너무 지나치단 생각이 든다.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아니고 테러범도 아니구만”(oori****)이라며 동정 어린 목소리도 있었지만, “청년들을 기만하고 국민 모두에게 가장 민감한 군문제로 잊지 못할 큰 배신감을 안겨줬다. 이직도 국민들은 배신감이 해소되지 않아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fore****)라며 유승준에 대한 반감을 내비치는 목소리도 많았다.

법원은 유승준의 입국 가능 여부에 대해 내달 30일 선고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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