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12일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과 중소기업인 등이 포함된 ‘8ㆍ15 특별사면’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날 “경제인들이 경영 현장에 복귀할 기회를 준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사면의 취지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 역량을 결집하는 데에 있는 만큼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총수가 사면된 CJ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이 회장이 지난 2013년7월 조세포탈 및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CJ는 총수의 부재로 성장의 한계를 겪어 왔다. 어렵게 버텨온 CJ그룹에게 이 회장의 사면은 가뭄 끝의 단비나 다름없다. CJ그룹은 “이 회장에 대한 사면 결정에 감사 드린다”며 “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글로벌 문화기업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기대되는 부문은 역시 차세대 먹거리 창출과 연계된 대규모 투자다. 지난 2012년 2조9,000억원에 달했던 CJ그룹의 투자 규모는 총수의 공백 등 여파로 지난해엔 1조7,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회장이 사면됨에 따라 향후 사업 투자와 진행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를 감안할 때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긴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CJ그룹의 투자 추진력은 종전과 확실하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도 이날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에 건강을 회복한 뒤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을 골자로 한 ‘CJ 2020’ 중장기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대기업 총수 가운데 당초 특사 후보로 거론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제외된 데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지난 2014년2월 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김 회장은 이번 사면에서 포함되지 않으면서 집행유예가 만료되더라도 2021년2월까진 등기이사에 복귀하는 등 경영 일선 참여가 힘든 상황이다. 집행유예 기간에는 통상 출국도 금지되는 만큼 각종 해외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11일 모친 별세로 상중(喪中)인 김 회장은 이날 “제한된 역할이나마 그룹 후원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수감 전까지 SK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총괄했던 최 부회장 역시 10월20일 형 만료 후에도 최소 2년 간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등기이사직을 맡지 못하면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만큼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총수들이 많이 사면되면 신사업 추진과 국내외 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