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뇌전증 상태로 1차 사고 후 차선 변경하며 500~600ｍ 운행 불가능”
경찰이 지난달 31일 24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와 관련, “뇌전증(간질)으로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 소견을 확보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 2차 사고과정 동영상을 확인한 전문가들이 가해차량 운전자 김모(53)씨가 뇌전증이 아닌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내용의 소견을 보였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달 초 김씨가 뇌전증을 진단받은 병원 전문의와 부산의 뇌전증 전문의에게 사고영상을 보여주고 당시 운전자 상태 분석을 의뢰했다.
이는 뇌전증과 사고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뇌전증 상태로 1차 사고 이후 차선을 변경하며 500~600ｍ를 운행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김씨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뺑소니) 및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 소견을 종합하더라도 김씨의 뺑소니 동기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깜깜하고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도 아니고 목격자가 많은 대로였기 때문에 굳이 달아날 실익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사고 당시 휴가 차 부산을 방문했다가 안타깝게 숨진 40대 여성과 고교생 아들 모자는 횡단보도가 아닌 택시에 타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영상을 분석해 택시 승객 2명과 보행자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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