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한 대구고가 끈끈한 팀워크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1회전에서 충청의 강호 천안 북일고를 잡은 데 이어 2회전에서는 인창고를 10-0으로 대파하는 등 예상 외의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유신고와 16강전에서는 단연 한 선수가 빛났다. 대구고의 2학년 왼손 거포 이동희는 8회초 극적인 동점 만루홈런과 연장 10회초 쐐기 2타점 2루타로 8-7, 짜릿한 역전승을 견인했다. 4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이동희는 1-5로 뒤진 8회초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되돌렸다.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는 팀이 6-5로 균형을 깬 뒤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다시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동희의 두 방이 없었다면 대구고의 8강 진출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동희는 천안 북일고와 1회전에서도 9회초 결승 3점홈런을 친 주인공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팀의 주포이자 슬러거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동희는 경기 후 “감독님께서 직구를 노리라고 조언을 해 주셔서 직구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 만루홈런이 됐다”며서 “어렵게 승리한 만큼 4강, 우승까지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동희는 포수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 공ㆍ수에서 대구고의 핵심 전력이다.
대구고는 봉황대기와 인연이 깊다. 2008년 제38회 대회와 2010년 40회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해 신흥 명문으로 자리를 굳혔다. 올 시즌 염경엽(48) 넥센 감독에게 발탁돼 활약 중인 투수 박종윤(23ㆍ넥센)이 2010년 대구고를 봉황대기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2013년 프로야구 신인왕 이재학(26ㆍNC) 역시 봉황대기 우수투수 출신. 이번엔 대구고가 정상에 오른다면 강력한 MVP 후보는 이동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