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말(馬) 파르지발의 건강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네덜란드의 승마 대표 아델라인데 코넬리센(37)은 11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기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파르지발과 함께 마장마술 개인전에 출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이틀 전 새벽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기 위해 아침 일찍 파르지발을 찾은 코넬리센은 깜짝 놀랐다. 파르지발은 오른쪽 머리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 채 벽을 향해 거칠게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 체온은 40도가 넘었다. 의료팀이 상태를 점검한 결과 곤충ㆍ거미 등에 물려 독성이 몸에 퍼진 것이었다. 의료팀의 치료로 독성을 제거해 파르지발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었다. 코넬리센은 국제승마협회(FEI)에 출전 순서를 바꿔 하루의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FEI는 파르지발이 출전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 출전 연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코넬리센은 이날 페이스북에 “파르지발은 다시 건강을 회복했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지만 내가 기권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르지발은 열이 떨어졌으나 기력을 회복하기에는 힘들어 보였고 대회에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인 그가 일생을 바쳐 나에게 헌신한 것에 비하면 올림픽을 포기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후회 없는 선택을 한 배경을 설명했다.
코넬리센과 파르지발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19세 거세마인 파르지발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코넬리센과 그의 말 파르지발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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