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꽃’ 육상에서 한국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역대 올림픽에서 마라톤 이외의 육상 종목에서 메달은커녕 출전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25ㆍ광주광역시청)이 20년만에 올림픽 남자 100m에 출전한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100m 경기에 나선 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진선국이 마지막이었다.
김국영은 중학교 2학년 때 비교적 늦게 육상에 입문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2007년 평촌정보고 1학년 때 10초71이었던 개인 최고기록을 2년만인 2009년 10초47까지 줄였다. 그러다 2010년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10초31을 찍으면서 한국 신기록(종전 10초34)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어 같은 날 준결승전에서 10초23으로 자신이 세운 기록을 경신했다. 무섭게 성장한 김국영은 지난해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으로 다시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올림픽 기준 기록(10초16)을 자력으로 거뜬히 통과하며 한국 단거리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다.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10초1의 벽을 넘고, 2018년 9초대에 진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며 “이번 올림픽을 육상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이 세운 남자 100m 한국기록 10초16을 경신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다시 쓰겠다는 김국영은 8일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34)과 훈련을 함께했다. 김국영이 트랙에 들어서 몇 차례 뜀박질을 하는 것을 지켜본 게이틀린이 다가와 훈련을 함께 하자고 먼저 요청했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리스트다. 그러나 이후 금지약물 복용으로 출전금지를 당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건너뛰었다. 하지만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기록에선 9초80의 게이틀린이 9초88의 우사인 볼트(30ㆍ자메이카)를 앞섰다. 김국영은 “(게이틀린과)바로 옆 레인에서 함께 뛰어보니 1보에서 2보, 2보에서 3보를 찍으며 점차 높여가는 스피드가 어마어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국영이 출전하는 육상 남자 100m 예선은 14일 0시에 시작한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