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거리에 있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개의 사랑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 여성을 고집스럽게 사랑한 떠돌이 개의 사연을 소개했다.
올해 초 독일에서 비행 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자주 오가던 비행기 승무원 올리비아 지페르스씨는 그가 자주 묵던 호텔 근처를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매우 다정한 성격의 떠돌이 개를 마주쳤다. 평소 개를 좋아했던 그는 개에게 음식을 주고 잠시 놀아줬고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다.
지페르스씨는 떠돌이 개에게 단지 작은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했지만 개에게는 달랐다. 개는 그 뒤로 지페르스씨를 쫓아왔고, 그가 묵는 호텔 앞에서까지 아예 자리를 잡고 그를 기다렸다.
지페르스씨는 아르헨티나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러 개가 나를 따라오지 못하게 하려고 길을 바꿔가면서 다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개는 자신에게 주는 관심을 정말 행복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호텔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개가 가여웠던 지페르스씨는 개에게 ‘루비오’란 이름을 붙여줬고, 밤 사이 추울까 비행기에서 쓰던 담요도 덮어줬다. 하지만 지페르스씨는 루비오와의 인연이 지속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면 더 이상 루비오를 보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비오는 지페르스씨가 독일로 돌아간 후에도 그를 잊지 않았다. 얼마 후 아르헨티나를 다시 방문한 지페르스씨는 같은 호텔에 묵었고, 문 앞에서 그를 반기는 루비오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다음 아르헨티나를 방문하는 6개월 동안 계속해서 루비오는 호텔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비행 스케줄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보다 못한 지페르스씨가 아르헨티나의 동물 구조 단체와 연계해 루비오가 좋은 집에 입양 갈 수 있도록 시도했지만 소용 없었다. 루비오가 탈출해 다시 호텔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지페르스씨는 결국 지난 5일 루비오를 입양해 독일로 데려갔다. 이제 루비오는 긴 기다림과 거리의 생활을 끝내고, 지페르스씨가 키우던 다른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지내게 됐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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