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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관왕' 장혜진의 원동력도 "할 수 있다"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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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관왕' 장혜진의 원동력도 "할 수 있다"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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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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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양궁 장혜진이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양궁 장혜진이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잘 안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된 여자 양궁대표팀 장혜진(29ㆍLH)의 승리 원동력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박상영(21ㆍ한국체대)처럼 그녀 역시 스스로를 믿고 실패의 위기에서 벗어나 성취의 달콤함을 맛본 것이다.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를 물리친 장혜진은 경기 뒤 “4년 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등으로 탈락했다는 꼬리표가 있었는데 그걸 떼어 후련하다”고 웃었다.

다음은 장혜진과의 일문일답

-금메달 소감은.

“힘들었던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기보배와 준결승에서 눈도 못 마주치던데.

“(기)보배랑 같이 쏴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순간에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경기가 힘들었다. 바람이 불어 스스로 자신 있게 쏘자고 외치면서 쐈다. 시상식에서 애국가를 따라서 부르는데 눈물이 나더라. 단체전 할 때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났다.”

-개인전 금메달을 예상했나.

“예상은 안 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후회 없이 게임을 즐기자는 마음을 가졌다. 후회가 없기 때문에 매우 만족한다.”

-우승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16강에서 북한선수와 붙었을 때다. 남북대결이 처음이다 보니 한국에서 그만큼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연습 때, 북한의 (강)은주랑 같이 쐈는데 잘 쏘더라. 바짝 긴장했는데 (강은주가)첫 발에 10점을 쏘더라.”

-짱콩이라는 별명은.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다. 키는 작은데 팔이 길어서. 양궁에 좀 유리한 조건이다. (별명 만들어준)친구에게 고맙다. 너 때문에 떴다.”

-결승에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서 손이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

-아버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빠가 저 때문에 고생하셨다. 마지막 통화 때 ‘한 발 한 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에 하나님께 결과를 맡기라’고 하셨다.”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최미선이 탈락했는데.

“보고 있는데 마음이 아팠다. (최)미선이도 울고, 미선이 경기 때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쏘는 모습을 봤는데 실수로 5점을 쏘는 걸 보고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늦게 꽃이 핀 선수라고 하는데. 하고 싶은 말은.

“잘 안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말하고 싶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선발전에서 4위에 머물렀을 때, 스스로 나를 낮게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좌절하지 않았다.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결승에서 무슨 생각을 했나.

“막상 결승에선 활을 쏘느라고 생각을 못했다. 오직 한 발 한 발만 생각했다. 마지막에 쐈을 때 ‘이게 올림픽 결승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금메달의 의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에 가서 하고 싶은 것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다음 목표는.

“일단 좀 쉬고 싶다.”

-단체전 금메달을 ‘무지갯빛 솜사탕 같다’고 했다. 개인전 금메달의 맛은 어떤가.

“배가 고플 때 먹는 초코파이 맛이다. 리우에 와서 초코파이를 제일 맛있게 먹었다. 하루에 1개는 무조건 먹었다. 지금까지 한 박스 넘게 먹었다.”

-준결승에서 기보배를 이기고 올라온 느낌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힘들었다. 보배와 한다고 해서 다른 걸 느끼기보단 각자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내일 남자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 첫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인데.

“전 종목 석권을 목표로 왔다. 그만큼 부담이 크겠지만 남은 경기도 믿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흘린 눈물의 의미는.

“선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과정이 생각났고, 애국가를 따라 부르는데 눈물이 났다.”

-탈락한 최미선에게 한마디 해달라.

“보배와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미선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해서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사선에서 자기가 할 몫을 다했기 때문에 절대로 낙심하지 말았으면 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지난해 프레올림픽에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는데.

“지난해 프레올림픽에 4등으로 따라와서 시합에 출전하지 못했다. 몰래 몰래 뒤에서 훈련하면서 다짐했다. ‘꼭 이 자리에 와서 저들처럼 활을 쏴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결승 사선에 서서 꿈같았다.”

-올림픽 금메달까지 온 자신만의 노하우는.

“나는 언제나 능력을 주시는 분을 믿고 한다. 모든 결과는 하나님이 주신다고 본다.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는 성격이다.”

-은퇴 계획은.

“생각도 안 해 본 건데.”

-지금 소원이 있다면.

“딱히 소원이라기보다 정말 힘든 과정들 속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마음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는 박상영과 장혜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는 박상영과 장혜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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