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당 대표 돼 돌아온 이정현 ‘당당 모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당 대표 돼 돌아온 이정현 ‘당당 모드’

입력
2016.08.12 04:40
0 0

이틀 전 전대 때와는 다른 모습

달라진 위상 과시 의도인 듯

사면 등 건의사항 또박또박 낭독

박근혜, 25분간 독대하며 힘 실어줘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bo.com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11일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bo.com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는 11일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당당한’ 자세를 유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는 고개를 세우는 서양식 인사를 했다. 이틀 전 전당대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한 것과는 달랐다. 오랜 기간 '박근혜의 입'으로 불리면서 대통령 정무ㆍ홍보수석비서관에까지 올랐지만 이날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자신의 위상과 급(級)이 달라진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듯했다. 박 대통령도 오찬 회동 후 이 대표를 따로 25분간 '독대'하면서 신임 이 대표에 힘을 실어주었다. ‘대통령의 비서’ 출신이란 이 대표의 이력 때문에, 그의 대(對)청와대 스탠스를 주시했던 야권은 일단 논평을 유보했다. 이 대표의 ‘뻣뻣 당청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지 지켜보겠다는 계산이다.

꿋꿋한 이 대표의 모습은 악수를 하며 허리를 거의 굽히지 않은 데서 그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서는 준비해 간 건의사항을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이 대표는 "공개적으로 몇 가지 말씀을 올리고 싶다"며 이상 폭염으로 촉발된 전기료 누진세 문제부터 꺼냈다. 그는 "전기료 누진체계 부분을 당정청이 긴급하게 논의해 대책을 건의하자는 아침 회의를 했으며 대통령을 뵌 김에 건의 드린다"며 "당장의 누진 요금에 대해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8ㆍ15특별사면을 두고선 "민생 경제 사범들은 다시 한번 뛸 수 있도록 베풀어주셨으면 한다", 개각은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 배려 인사가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상고온으로 너무 많은 국민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정부에서 좋은 방안을 검토해왔고 당과 잘 협의해 조만간 국민에게 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날 여러 차례 강조한 '여당 백업론'을 잊지 않았다. 그는 "여당과 야당을 굳이 구분한 것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저희 여당은 대통령님이 이끄시는 이 정부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가,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 책무를 꼭 할 것을 다짐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향후 당의 운영은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수평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를 뒷받침하고, 당은 수평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저자세' 기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1시간50분 가량 이어진 오찬 회동 후 이 대표를 따로 불러 25분간이나 독대했다. 이 대표는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과 민생에 대한 복안들을 두고 상당히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고, 이어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니 대통령도 '알았다'고 기꺼이 답했다"고 전했다.

2014년 7ㆍ14 전당대회 다음날 박 대통령은 김무성 당시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지만, 김 대표와는 따로 5분 정도 만났을 뿐이다. 개각이 한창이던 당시 박 대통령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을 재 지명했지만, 김 대표에겐 말하지 않았다. 정치권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는 박 대통령의 행보가 단절된 당청 관계의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