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 대표팀의 유일한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자인 함상명(21ㆍ용인대)이 난적을 꺾고 16강전에 진출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꾸준히 메달 소식을 전해오던 한국 복싱도 그의 펀치에 운명이 달려있다.
왼쪽 가슴에 분골쇄신(粉骨碎身)이라는 문신까지 새긴 함상명은 11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남자 밴텀급 56㎏급 32강전에서 빅토르 로드리게스(21ㆍ베네수엘라)에게 3-0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로드리게스는 올림픽 선발전 8강에서 함상명에게 판정패를 안긴 이브라힘 괵첵(28ㆍ터키)을 2대 0으로 꺾은 강자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함상명은 투지로 맞섰다. 특히 인 파이터인 함상명은 카운터 펀치가 장기인 사우스포(왼손잡이) 유형의 로드리게스에게 1라운드부터 끊임없이 접근전을 시도, 주도권을 잡아갔다.
로드리게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긴 함상명은 2라운드에서 점프하듯 날아올라 펀치를 날리고, 굳게 쌓은 상대의 가드 사이로 어퍼컷을 집어넣는 등 변칙적인 공격으로 로드리게스를 괴롭혔다. 주도권을 잡은 함상명은 3라운드에서는 체력이 소진된 듯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해졌다. 하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로드리게스와 대등한 대결을 벌이며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함상명은 16강전에서 현 APB(국제아마추어복싱협회 프로복싱) 챔피언인 중국의 장자웨이(27)와 격돌한다. 다행히 함상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장자웨이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좋은 기억이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