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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신화의 맏언니 오영란, 女핸드볼 예선 탈락 몸으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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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신화의 맏언니 오영란, 女핸드볼 예선 탈락 몸으로 막다

입력
2016.08.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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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오영란(왼쪽)이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퓨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B조 예선 3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네덜란드의 7m 드로우를 막아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오영란(왼쪽)이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퓨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B조 예선 3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네덜란드의 7m 드로우를 막아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42초. 스코어는 32-32. 동점골을 넣은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모든 선수는 수비에 집중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29분55초에 네덜란드는 축구의 페널티킥과 다름없는 7m 스로우를 따냈다. 점수를 뺏기면 3연패의 수렁에 빠질 위기. 그러나 수문장인 베테랑 오영란(44ㆍ인천시청)은 침착했다. 로이스 아빙(24)이 한 차례 속임 동작 후 던진 공은 궤적을 예측한 오영란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무위로 돌아갔다. 경기를 중계하던 전 핸드볼 국가대표 임오경 KBS 해설위원은 “역시 내 친구다. 이걸 막아낸다”라고 말하며 감격했고, 한국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모두 오영란을 얼싸 안고 눈물을 흘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세 차례의 동점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긴 ‘우생순’ 신화의 주인공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퓨처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예선 3차전에서 네덜란드와 극적으로 32-3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2패를 당해 8강 탈락 위기에 놓였던 대표팀은 5번째 올림픽 출전이자 204명의 한국 리우올림픽 선수단 중 최고령인 오영란의 육탄 방어로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오영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했지만, 임영철 감독의 간곡한 요청에 국가대표로 다시 복귀했다. 만약 임 감독의 설득이 없었다면 한국의 리우 올림픽 메달 도전은 이날 막을 내릴 수도 있었던 셈이다. 대표팀 막내 유소정(20ㆍSK)과 무려 24살 차이인 오영란은 경기 후 “그냥 거기로 공이 올 것이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며 “오늘은 내가 후배들을 이끈 것보다 후배들이 ‘언니, 힘내’라고 먼저 파이팅을 외쳐줘서 내가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여자 핸드볼은 각 6개 팀으로 구성된 AㆍB조에서 상위 4팀만 토너먼트에 올라간다.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2승1패로 B조 2위에 올라 있는 강호 프랑스와 13일 4차전을 치른다. 현재 1무2패로 조 5위에 처진 한국은 프랑스를 잡고, 15일 약체로 평가되는 아르헨티나까지 이겨야 8강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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