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여성 안전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청주시는 최근 1억 8,000만원을 들여 상당구 중앙공원과 흥덕구 풍년골공원내 공중화장실을 보수하면서 여성 화장실 각 칸마다 비상벨을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비상벨은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긴급상황 발생 시 벨을 누르면 화장실 밖에 설치된 경고등에 불이 켜지고 사이렌이 울리게 된다.
시는 앞으로 경찰과 협의해 시내 모든 여성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긴급 신고전화 안내판도 붙일 방침이다.
청주시는 여성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을 돕기 위해 범죄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판을 주요 등산로 7곳에 설치했다. 특히 범죄 취약지역의 등산로에선 무성한 풀을 베어내고 각종 안전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지난 2월 말부터 시행중인 ‘안심택배 서비스’는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7월말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한 건수가 2,035건에 달한다. 월 평균 이용 건수가 400건이 넘는데, 이용자 대부분은 혼자 사는 여성이나 맞벌이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서비스는 여성이 택배 기사를 가장한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책이다. 물건이 무인택배 보관함(사창동 주민센터, 흥덕도서관)으로 도착하고, 수령자는 원하는 시간에 휴대전화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해 그 물품을 찾으면 된다.
택배 기사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고 시간에 관계없이 물품을 받을 수 있어 여성들의 이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청주시는 연말까지 운영 상황을 더 지켜본 뒤 내년부터 무인택배 보관함 설치 장소를 확대할 참이다.
청주에서는 2013년부터 분홍색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이 택시는 여성 범죄에 대비하기 위한 여성 전용 안심 택시다. 여성이 택시에 타면 차량 내부에 장착된 GPS를 통해 차량 정보가 휴대전화로 가족들에게 바로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해마다 운행대수가 늘어 현재 총 106대가 운행 중이다.
이 분홍택시는 지난해 말 청주복지실천여성협의회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여성친화 정책으로 꼽혔다.
청주에는 충북의 첫 여성친화공원(배티공원)이 조성됐다. 2012년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 문을 연 이 공원은 조도를 높인 밝은 등과 하이힐을 신어도 빠지지 않는 배수구 등 다양한 여성친화 시설로 관심을 끌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약자인 여성이 마음놓고 안전하게 사는 도시는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라며 “여성안심·여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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