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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형제의 난’ 일단락…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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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가 ‘형제의 난’ 일단락…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탄력

입력
2016.08.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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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지난 7년 동안 이어져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간 ‘형제의 난’이 금호석화의 소송 취하로 일단락됐다. 긴 법적 공방이 마무리되면서 금호가(家)의 화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11일 “박삼구 회장 측을 상대로 낸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전날 박 회장과 기옥 전 금호석화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기업어음(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 항소와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한 ‘아시아나항공 이사 등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양측은 이달 22일 조정을 앞둔 상표권 소송도 원만하게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헐값인 2,900억원에 매각했다며 업무상 배임을 주장해 왔다.

금호석화는 소송을 취하한 이유에 대해 “산업별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주주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주체 간 갈등이 야기됐다”며“기업 생사의 위기 앞에서 소송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삼구 회장도 “금호석화의 소송 취하 결정을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양 그룹 간 화해를 통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금호그룹 창업주 박인천 회장의 각각 3남과 4남인 박삼구 박찬구 회장은 당초 공동경영을 해오다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며 갈등이 깊어졌다. 박삼구 회장의 공격적 인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온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2009년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한 뒤 금호석화 지분을 늘리며 계열 분리를 추진했다. 박 회장은 같은 해 7월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한 뒤 자신도 퇴진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 7년간 크고 작은 소송 등 91건의 소송전이 벌어졌고 피소금액도 2,193억원에 이르는 등 양측 모두 소모적 행보를 이어왔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화해로 금호타이어 인수 등 그룹 재건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을 합병, ‘금호홀딩스’라는 새로운 사명으로 출범시켰다. 다음달 매각 공고가 나올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1조원 안팎을 마련해야 하는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금호홀딩스를 토대로 지배구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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