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3일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 채택이 무산된 책임을 한국과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으로 돌렸다.
환구시보는 11일 ‘사드가 북핵을 둘러싼 안보리의 단결을 깨뜨렸다’는 제목이 달린 사평(社評)에서 “중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규탄에 대해 마찰을 빚으면서 유엔 안보리가 성명을 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안보리에서 대북 성명을 내자고 했으나, 중국은 관련 당사국들이 어떠한 긴장 조성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동북아에 탄도요격미사일 거점을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또 한미 양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은 동북아에 새로운 도전이며 그로 인해 북한의 핵 문제를 반대하는 국제공조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참여함으로써 북·중 관계에 손실을 봤는데 한미 양국이 북핵 위협을 이유로 사드를 배치한다면 이는 중국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자 중국 등에 칼을 꽂는 것과 같다”는 표현으로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신문은 또 “한국이 미국의 사드 대리인이 돼서 중국과 충돌하면 역내 위기의 새로운 태풍의 핵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에 과실 상해를 입히고 싶지 않으니 한국도 미국과 중국의 교착지대를 피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한중은 우호 국가이므로 한국이 중국을 위협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사설에서 환구시보의 사평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사드 배치가 북핵 문제에 대한 유엔의 단결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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