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개국 친선대회서
로사노에게만 2골 허용해 비겨
콜롬비아 출신 명장 핀토 지휘봉
조별리그선 강호 아르헨과 1대1
상대방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도
무조건 이겨야 메달 사정권에
2012년 8월 11일은 한국 축구에 새 역사를 쓴 날이다. 홍명보(47)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ㆍ4위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건 날이다. 꼭 4년이 흐른 11일 올림픽축구가 또 한 번 낭보를 전했다. 신태용호가 런던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차지한 멕시코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0으로 꺾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가 아니다. 8강을 넘어 4강, 결승으로 가야 목표로 하는 메달을 딸 수 있다. 한국은 14일 오전 7시 벨로호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8강전을 치른다.
8강은 무조건 승리해야 올라가는 토너먼트전다. 이후 4강에서 이겨 결승에 진출하면 최소 은메달 확보다. 만약 4강에서 져도 3ㆍ4위전 기회가 있다. 하지만 8강에서 패하면 곧바로 짐을 싸야 한다.
한국은 온두라스와 올림픽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2승1무로 앞선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에서는 2-2로 비겼다.
온두라스 지휘봉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를 8강까지 이끈 콜롬비아 출신의 명장 호세 루이스 핀토(64) 감독이 잡고 있다. 북중미 올림픽예선 준결승에서 강호 미국을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 멕시코에 이어 2위로 본선에 올랐다.
온두라스는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알제리와 D조에 속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첫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알제리를 3-2로 눌렀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기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포르투갈에는 1-2로 졌다.
경계 대상 1호는 스페인 프로축구 2부 리그 테네리페 소속인 공격수 안토니 로사노(23)다. 온두라스 성인대표팀에도 20경기에 출전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조별리그에서도 알제리,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각각 1골씩 기록했다. 지난 6월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한국을 상대로 2골을 모두 책임졌다. 온두라스 명문 CD 올림피아에서 뛰는 알베르스 엘리스(20)도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의 관심을 받는 요주의 인물이다.
공교롭게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멕시코의 C조 최종전에 앞서 온두라스-아르헨티나의 D조 최종전이 같은 장소에서 먼저 벌어졌다. 신태용 감독은 전경준(43) 코치와 루이스 플라비우(67) 피지컬 코치를 보내 경기를 분석했다. 물론 온두라스 코칭스태프도 한국-멕시코의 경기를 직접 지켜봤을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는 지난 6월 한국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경험한 상대다. 좋은 팀이다. 우리도 잘 알지만 온두라스도 우리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8강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온두라스 선수 구성은 6월 친선대회와 비슷하지만 몇몇 포지션에서 보강이 있었다. 신 감독도 “아르헨티나와 정면 승부를 하는 걸 보면서 4개국 대회보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의 동선은 나쁘지 않다. 멕시코전을 치른 브라질리아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벨로호리존치로 이동해야 하지만 8강만 통과하면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브라질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4강과 결승을 모두 치른다. 18일 오전 1시 열릴 4강전 상대는 개최국 브라질이 유력하다. 브라질은 14일 오전 10시 콜롬비아와 8강전을 치른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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