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74. 여섯살 추정 믹스견 오층이
지난 2011년 4층 건물의 옥상에서 12㎝ 폭의 좁은 난간에 살다 구조된 황구 오층이(6세 추정·수컷) 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오층이의 구조 과정과 사연이 SBS TV의 ‘TV동물농장’에 방송돼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혼종견이기 때문일까요. 5층 높이에서 살다 구조되어 오층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개는 구조된 지 5년이 되도록 아직도 새 가족을 찾지 못하고 경기 남양주의 동물자유연대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당시 오층이는 사람을 보면 흥분하며 마구 짖어대는 등 극도의 경계심을 표출했는데요. 어떻게 옥상으로 올라가 난간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살게 됐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오층이가 옥상에 살게 된 시점이 초복임을 감안하고, 주변에 복날이 되면 유기견들이 사라진다는 주민들의 얘기를 종합해 오층이가 누군가로부터 도망쳐 나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활동가들은 판단했습니다.
구조를 위한 작업에 돌입하던 중 너무나 피곤했던 오층이는 졸다가 중심을 잃고 건물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다행히도 오층이는 바닥이 아닌 옆집 지붕 위로 떨어졌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오층이는 몸무게가 9㎏ 가량 나가는 소형견으로 늠름한 외모를 지녔습니다. 보호소 생활이 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에요. 특히 자기 덩치 절반도 안 되는 개 친구들도 무서워할 정도여서 보호소에서도 구석이나 의자 밑으로 숨기 바쁘다고 해요. 하지만 마음을 연 사람은 잘 따르고 의젓해 다른 개 친구가 없는 가정으로 입양을 가면 문제 없이 잘 지낼 수 있다는 게 활동가들의 설명입니다.
오층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주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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