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accent라는 말이 있다. 노래할 때의 발성은 자신의 출신지나 사투리 발음이 잘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표준어 발성을 하게 된다는 얘기다. 영국 가수 Elton John이나 Cliff Richard의 노래를 들으면 이들이 영국인인지 미국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다. 어떤 우크라이나 가수나 호주인 가수의 노래도 그들 특유의 모국어 억양이 억제되고 호주 특유의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은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영어로 singing을 할 때 가수의 출신지 발음이 표준이나 중립 발음으로 대체되는 것이 새삼 언어학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이 방법이 영어 학습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상 대화에서 local accent는 개성과 정감을 표현하는 도구가 된다. 노래 발성에서도 특정 발성으로 호소력 강한 메시지를 선보이는데 이는 밋밋한 중립 발성보다는 지역이나 특정 문화 공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투리와 계층 정서가 많은 영국의 경우 가수의 발성을 놓고 이런 저런 호불호 얘기가 많은 것도 ‘singing accent’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목포행 완행열차’라는 노래를 현지 출신 가수가 노래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일까 아니면 가사 전달력 좋은 타지의 가수가 더 좋은 가창력으로 부르는 것이 나을까. 창법에서 ‘가사 전달력’을 창법 못지 않게 강조하는 것은 ‘잘 알아듣는 발음’으로 발성을 하라는 것이다. 노랫말을 알아들어야 대중이 공감을 하고 교감 형성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Paul McCarney가 고백한대로 영국의 Beatles 그룹도 미국 억양으로 발성하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이는 세계인들과의 교감을 위해 ‘호환성 높은 발성’을 하려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영국이나 미국 혹은 구수한 지역 사투리보다는 ‘듣기 쉽고 따라하기 쉬운 발음’이 발성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합창(choral singing)의 발성 지도에서도 ‘대중적 발음’ ‘알아듣기 쉬운 발음’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그것이 영국식 표준영어 억양이든 미국의 ‘General American Accent’이든 공통점은 듣기 쉬운 발음이고 모나지 않은 발음이며 호감 가는 발음이다.
그래서 일부 ESL과정에서는 sing-song 훈련을 통해서 영어 발성을 하도록 한다. Russian이든 Japanese이든 노래라는 발성 과정을 거치면 모국어 억양의 티를 벗고 영어다운 발성이 빨라진다고 한다. 아울러 말더듬이나 어눌한 경우도 영어로 singing 훈련을 하면 다른 방법보다 언어치료가 빠르다고 한다. 일단 Singing을 하게 되면 노래의 박자와 장단 고저와 가사 발성이 발음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투리 억양도 쉽게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영국 호주 기타 제3국을 막론하고 영어로 노래를 하면 그 발음은 미국 발음에 가장 가깝다는 것은 ‘미국 발음이 중립 발음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리고 왜 미국 발음이 영어 노래의 global accent처럼 여겨지는지 새로운 관심을 갖고 영어 노래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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