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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은 미국,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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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은 미국,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조준

입력
2016.08.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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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세르즈 샤르키산 아르메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세르즈 샤르키산 아르메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급격히 가까워진 터키와 러시아가 일제히 서방 공격에 나서고 있다. 터키는 쿠데타 이후 소원해진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고 흑해에서 터키라는 강력한 우군을 맞은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제압을 서두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통령궁 연설에서 “미국은 귈렌주의 테러조직과 터키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송환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을 향한 ‘최후통첩’이라는 게 미국 언론의 해석이다.

난민송환협정 이후 관계가 악화된 EU를 향해서도 터키는 ‘관계 재검토’를 거론하는 강수를 뒀다. 메블류트 차부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EU 가입 협상을 재검토하자는 국민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부숄루 외무장관은 11일에는 “이슬람국가(IS)를 제압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공동으로 움직일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한편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테러를 준비하다 발각됐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비난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가 참여하는 회담 ‘노르망디 포맷’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시 이를 부정했고 서방 언론 역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군사를 진출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미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크림반도에 설치한 특수행정구역 ‘크림연방관구’를 폐지하고 남부연방관구로 편입해 지배를 공고히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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