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올 상반기에만 3,000억원 넘는 원금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원유 DLS에서 확정된 손실은 3,178억원으로, 작년 1년간 손실액(701억원)의 4배를 넘었다.
원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는 원유가격 움직임에 따라 손실이 결정되는 고위험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기준치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을 까먹는 구조다. 국제유가가 말 그대로 반 토막 나지 않는 이상 손해 볼 우려가 크지 않다 보니 금융사들은 최근 수년간 일반 투자자에게 이 상품을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소개하며 적극 팔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원유 DLS 발행잔액은 1조49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2014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원유 가격이 지난 2월11일 26.21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엔 낙폭을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40달러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상품 구조상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 선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원유 DLS에서도 지속적인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최근엔 투자 손실이 커지면서 원유 DLS 판매 증권사를 상대로 한 투자자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DLS와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금융소비자 민원은 45건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제기된 건수(46건)에 육박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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