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부산에서 발생한 부산항일학생의거에 참가한 10명의 명단이 새롭게 확인돼 독립운동가의 명예를 찾게 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1940년 11월 23일 부산항일학생운동에 참가한 학생 명단이 담긴 ‘퇴학생학적부’ 등 자료 12점을 최초로 발굴해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른바 ‘노다이 사건’으로 알려져 온 부산항일학생의거는 1929년 광주학생의거 이후 가장 대규모로 일어난 일제 말기 항일학생운동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일제는 당시 학교병영화 정책의 하나로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경남 일대 조선인ㆍ일본인 학생을 동원해 ‘전력증강국방경기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심판장을 맡은 일본 육군 대좌 노다이가 일본인 학생이 우승하도록 편파 운영을 하고 조선인 학생을 모욕하자 항일운동으로 번졌다.
당시 항일시위는 동래고등보통학교(현 동래고)와 부산제2공립상업학교(현 개성고) 3∼5학년생 1,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학적부를 통해 정확한 참여 인원이 총 1,021명으로 확인됐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퇴학 등 징계를 받은 학생은 83명이다. 이 중 이번 학적부로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10명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 10명은 이칠영ㆍ강우중(동래고등보통학교)씨, 이종선ㆍ김광호ㆍ장석규ㆍ최대진ㆍ최우직ㆍ이장춘ㆍ이태환ㆍ권기화(부산제2공립상업학교)씨다.
국가기록원은 부산항일학생의거는 그 동안 신문기사나 참가자들의 회고록으로 단편적으로 알려졌으나 전체 명단과 처벌 내용이 상세히 기록된 학적부 전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퇴학생학적부 등은 부산지역 교육청 등에서 이관된 것들로 목록 작성 과정에서 ‘퇴학이유’ 부분에 항일운동 관련 사실이 적힌 것이 확인돼 빛을 보게 됐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발견된 학적부를 항일기록물로 보존하고 앞으로 항일운동 규명을 위한 학술자료로 적극 활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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