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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력소비는 주로 밤9~10시… 저소득층 비중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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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력소비는 주로 밤9~10시… 저소득층 비중 더 높아

입력
2016.08.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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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전력 대란과 부자 감세 가능성을 들은 바 있다. 올해 여름 들어 전력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몇 번이나 갈아치우는 등 전력 대란 위기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를 더 쓰게 하는 구조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현행 누진제는 전력사용이 적은 저소득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개편하면 외려 부자들의 전기요금을 깎아주고 저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가정의 전력소비는 주로 밤 시간대에 이뤄지고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시간대는 주로 오후 2∼3시다. 지난 8일 최고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인 8,370만킬로와트(㎾)에 이른 시간도 오후 3시쯤이었다.

그런데 정작 가정에서의 여름철 최대 전력소비는 주로 오후 8~10시 사이에 이뤄졌다.

한국전력 경제경영연구소가 집계한 2015년 8월 주택용 시간대별 전력소비계수를 보면 밤 9시가 1,330으로 가장 높았다. 전력소비계수는 한전이 시간대별 전력사용 패턴을 알아보기 위해 매년 집계하는 통계로, 1,000을 기준값으로 그보다 높으면 평균보다 많이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8월 중 주택용 전력소비계수를 시간대별로 보면 주로 퇴근 후 전력소비가 많이 이뤄졌다. 오후 6시 1,091에서 7시 1,177, 8시 1,275로 올라가 9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밤 10시 1,321, 11시 1,255, 자정 1,126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인 전력소비 절정 시간대인 오후 2시는 1,016, 오후 3시는 1,017로 저녁에 비하면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따라 전기 사용량의 증가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9일 오후 서울 중구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따라 전기 사용량의 증가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9일 오후 서울 중구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또 주택의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전력사용의 비중은 저소득층에게서 오히려 더 크게 나타났다. 2007년부터 매년 3년간 진행되는 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총조사 통계를 보면 2013년 기준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경우 29.4%에 달하는 반면, 100만∼200만원 미만 26.8%, 200만∼300만원 미만 25.2%, 300만∼400만원 미만 22.9%, 400만∼500만원 미만 22.2%로 떨어졌다. 500만∼600만원 미만은 22.7%, 600만원 이상은 24.6%로 다시 올라갔지만, 여전히 100만원 미만 가구보다 낮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크 때 산업·일반(상업)·주택용 전력소비 중 주택용의 비중은 적어 가정에서의 소비 때문에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고 볼 수 없다”며 “누진제는 고소득 1인용 가구에 대한 지원이 돼 원래의 의미를 퇴색했으며 일반 가정이 겪는 불편에 비해 절약 효과 또한 적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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