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진종오(37·KT)에 밀려 동메달을 획득한 북한의 김성국(31)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통일’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최근 한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이례적인 발언이다. 리우올림픽에서 북한 선수가 통일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국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172.8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딴 진종오(총점 193.7점)와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총점 191.3점)에 이어 3위를 차지,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성국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제가 오늘 3등을 했는데 참 아쉽다”고 운을 뗀 뒤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우리인데, 우리 하나가 돼서 메달을 따면,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 하나의 조선에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국은 역전 우승을 달성한 진종오를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첫 10발을 쐈을 때까지 내가 1위에 있었는데 (이후) 10발을 잘못 쏴서 3위로 떨어졌는데 메달을 딴 소감은 좀 아쉽다”라며 "진종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이기 때문에 저의 적수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앞으로 대상을 진종오 선수로 놓고 힘차게 달려서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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