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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삼성전자 안방’에서 선전포고하다

입력
2016.08.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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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 업체

PC 선 뵌 후 스마트폰 확대 전망

삼성과 특허소송 중 ‘적진 출격’

질문 사절 일방적 진행에 눈살도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제품 발표 행사에서 조니 라우(가운데)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한국 지역 총괄이 투인원PC '메이트북'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제품 발표 행사에서 조니 라우(가운데)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한국 지역 총괄이 투인원PC '메이트북'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을 잇는 3위 업체로 부상한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화웨이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인원(2-in-1) PC ‘메이트북’과 태블릿PC ‘미디어패드 M2’ 등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판을 연결하면 노트북, 떼면 태블릿PC로 쓸 수 있는 메이트북은 전 세계적으로 PC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투인원PC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어서 주목된다. 발열이 적고 두께 6.9㎜, 무게 640g으로 휴대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국내 출고가가 88만9,000원으로, 투인원PC의 대표 격인 100만원대 마이크로소프트(MS) 서피스 시리즈보다 낮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9만9,000원짜리 태블릿PC인 미디어패드 M2도 알뜰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고가 스마트폰 ‘메이트8’은 이번 국내 출시 제품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화웨이 투인원PC '메이트북'. 한국화웨이 제공
화웨이 투인원PC '메이트북'. 한국화웨이 제공

화웨이가 국내에서 대규모 제품 출시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2007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지만 그 동안은 주로 통신장비를 판매해 왔다. 소비자 제품은 LG유플러스용 저가 스마트폰 ‘Y6’, 구글과 함께 만든 ‘넥서스6P’ 등이 고작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행사는 사실상 화웨이의 한국 시장에 대한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일단 국내 소비자들과 가까워진 다음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으로 전선을 확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적진 한복판에서 개최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연사로 무대에 오른 올리버 우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일본ㆍ한국 지역 총괄은 화웨이의 성과를 소개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우 총괄은 “화웨이의 상반기 매출은 368억달러(약 40조3,14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0% 증가했다”며 “올해 매출 목표(750억달러)도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화웨이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세계 최다 특허를 출원한 기업”이라며 “전체 직원이 17만6,000명에 이르는데 이 중 7만9,000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날 취재진 질문은 아예 받지 않는 등 일방적으로 행사를 진행,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최근 역외탈세 관련 세무조사를 받은 데다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 등 민감한 이슈가 걸려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통의 노력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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