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표 당 개혁 구상 밝혀
여당 지도부 오늘 청와대서 오찬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취임 첫날인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도부 회의방식부터 당ㆍ청 관계를 아우르는 변화를 예고하고, ‘대통령 중심으로’를 강조해 당내 비박계 차기 대선주자들을 견제했다. 박 대통령은 11일 이 대표를 비롯 새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대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0일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의 모순을 바꾸고, 새누리당을 완전히 변화시키겠다”며 “그저 벌레 먹은 이파리 따기 식으로 하지 않고, 근본부터 손을 대겠다”고 말했다. 그 동안 ‘봉숭아 학당’이란 비아냥을 듣던 최고위원회 회의 방식의 변화를 먼저 주문했다. 이 대표는 처음 주재한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최고위는 최고위원 개인의 정견 발표장이 아니다”며 “수시로 만나 토론하고, 언론에는 합의된 사항만 공개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이 얼굴을 붉히며 충돌하는 모습까지 언론에 노출돼, 당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대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당 주도의 당ㆍ청 소통’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가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나 당ㆍ청 협의도 앞으로는 정부나 청와대 관계자들을 당으로 불러서 하자”고 말했고, 이 대표도 동의한 것이다. 앞으로 대통령비서실장, 총리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는 총리공관이 아닌 국회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ㆍ청 관계에 대해선 박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100년 중 1년6개월은 짧지만 (대통령의 임기인) 5년 중 1년6개월은 굉장히 긴 기간”이라며 “차기 대선 관리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민생 경제 안보 등 시급히 해야 할 책무가 많다”고 말했다. 비박계 물밑에서 제기되는 조기 대선후보 경선론과,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비박계는 ‘당 체제를 조속히 대선주자 중심으로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친박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로 예방 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여당이 대통령과 정부를 대하는 자세는 야당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며 “대통령이나 정부와 맞서는 게 마치 정의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면 여당 소속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만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국회에서 과감히 지적하겠다”고 했다. 김 수석은 이 대표가 ‘어떤 사안에 대해선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겠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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