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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판 ‘도가니’… 난민수용소 아동학대ㆍ성폭력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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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판 ‘도가니’… 난민수용소 아동학대ㆍ성폭력 만연

입력
2016.08.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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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난민수용소에서 아동 학대와 성폭행 등 심각한 어린이 인권 유린이 자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단 가디언이 공개한 호주 이민부의 8,000쪽 분량의 자료에는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나우루 수용소 난민들이 겪은 폭행과 성 학대, 자해, 아동학대 등 인권유린 사례 2,116건이 담겼다. 이 중 1,086건(51.3%)은 수용소 전체 인원의 18%에 불과한 어린이 관련 사건이었다. 호주가 인근 섬나라 나우루에 설치한 수용소에는 성인 남성 338명과 여성 55명, 어린이 49명 등 442명이 수용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9월 감시원이 소녀의 입술을 꿰매고 조롱했고, 같은 해 7월에는 10살이 되지 않은 여자 어린이가 어른들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했다. 어떤 남성 보안요원은 여자 어린이에게 신체를 노출해 주는 조건으로 샤워 시간을 2분에서 4분으로 늘려주기도 했고, 반입 금지된 물품을 제공해 주겠다면서 성행위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만삭의 한 임산부는 “이 더러운 환경에서 아이를 기르고 싶지 않다”며 호주 정부에 아이를 맡아달라고 호소했고, 자살을 시도한 10대 청소년도 있었다.

호주는 2001년부터 망명 신청자들의 입국을 거부, 인근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 분산 수용하고 있다. 가디언은 “호주 정부는 난민 수용 대가로 나우루 정부와 마누스 섬 난민 시설에 매년 12억 호주달러(약 1조원)를 지원한다”며 “호주 정부가 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드러난 실태는 사뭇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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