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대거 몰려 입국 지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여론을 살피겠다며 중국 방문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10일 귀국했다. 의원 외교를 통해 악화된 한중 관계를 조금이나마 풀어보겠다는 게 이들의 취지였으나, 중국이나 국내 양쪽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영호 의원 등 6명은 이날 인천공항에 오후 4시 30분께 도착했으나 이들의 방중 행위를 규탄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몰리면서 오후 5시 20분이 돼서야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00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지만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귀국 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익을 생각하면서 진지하고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했다”며 “우리의 방중으로 한중 우호 외교 채널이 가동됐다. 적어도 우리가 체류한 동안 중국 매체가 한국 정부를 비난한 일은 없지 않았느냐”고 자평했다. 이들은 추후 미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을 방문해 사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중국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날 “더민주 의원들이 방중 기간에 언행을 자제하더니 3줄짜리 발표문을 내고 줄행랑을 쳤다”고 보도했다. 더민주 의원들이 방중 기간 중 ‘사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을 기대했다가 민감한 발언을 피하는 모습만 보이자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한국 내 갈등을 유발해 사드 배치를 무산시키려는 중국의 의도에 이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더민주 지도부에 방중 의원 6명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중국에 이용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드 배치로 수세에 몰렸던 청와대와 여권에게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는 빌미를 제공해준 방중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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