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와 경주고가 봉황대기 8강 티켓을 놓고 영남의 자존심 대결을 벌이게 됐다.
부산고와 경주고는 10일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8일째 2회전 경기에서 각각 경기고와 제주고를 나란히 콜드게임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두 팀은 12일 낮 12시 8강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는 영남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강력한 우승후보 마산용마고가 2회전에서 탈락하면서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쉽사리 점칠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16강의 주인공은 모두 가려졌다. 부산고-경주고를 비롯해 광주동성고-덕수고, 포철고-마산고, 개성고-선린인터넷고, 인천고-군산상고, 야탑고-휘문고, 유신고-대구고, 상원고-경남고가 11일과 12일 8강 티켓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경주고 8-1 제주고(7회 콜드)
경주고는 1회초 박부성(3년)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안타와 볼넷, 상대 실책을 묶어 2-0을 만들었다. 이후 투수전 흐름으로 가다가 5회 다시 경주고 타자들이 바빠졌다. 선두타자 조원빈(2년)의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무려 12명의 타자가 나가 6점을 몰아친 것. 이 과정에서 안타는 2개뿐이었으나 4사구 5개와 상대 실책 등 제주고 수비가 스스로 무너진 덕이었다. 제주고는 6회 1점을 내는 데 그치며 7회 콜드게임 패를 피하지 못했다. 경주고 에이스 김영범(2년)은 선발 5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면서 제주고 타자를 단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부산고 7-0 경기고(8회 콜드)
명불허전의 부산고 에이스 최지광(3년)의 역투가 돋보였다. 선발 등판한 최지광은 7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포함해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원투펀치’를 이뤘던 윤성빈(3년)이 롯데에 1차 지명되면서 이번 대회에선 최지광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부산고 타선은 1-0으로 앞선 4회 안타 2개와 4사구 2개로 4점을 뽑아내며 최지광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번 김민수(3년)는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동산고와 1회전에서 무려 20점을 뽑아 활발한 타격을 기대했던 경기고는 180도 달라진 무기력한 모습으로 무득점에 그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원고 5-1 서울디자인고
상원고가 서울디자인고의 돌풍을 잠재우고 16강에 합류했다. 상원고는 선발 신준영(3년)이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1-1로 맞선 5회 집중 4안타로 3점을 얻어 균형을 깼다. 서울디자인고는 창단 첫 전국대회 16강 진출의 기회를 미루게 됐다. 그러나 1회전 통과만 해도 2013년 10월 팀창단 이후 전국대회 참가 3년 만의 첫 경사여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이다.
경남고 4-1 배재고
경남고는 마지막 16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경남고는 선발 손주영(3년)과 이승호(3년), 최민준(2년)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져 9이닝 동안 1실점만 하며 배재고 타선을 봉쇄했다. 타선은 0-1로 뒤진 4회 안타 2개와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4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남고는 상원고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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