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부위에 7㎝ 길이 상처 발견
CCTV 없어 훼손 경위 오리무중
제주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이 훼손됐다. 소녀상 이마 부분에 길쭉한 모양의 상처가 생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네트워크 제주평화나비는 10일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제주시 방일리공원 소녀상 앞에서 개최한 수요집회에서 “최근 소녀상에 원인 불명의 긴 상처가 났다”고 밝혔다. 소녀상 얼굴에는 왼쪽 이마에서 눈썹을 가로지르는 약 7㎝ 길이의 긁힌 자국이 남아있다.
평화나비는 이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아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훼손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가 없다”며 “하지만 소녀상은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자 역사교육의 장이다. 시민들의 소유이기에 어떤 훼손도 있어선 안된다. 정부는 외부의 훼손 시도로부터 전국의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대학생들의 주도로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은 가로 180㎝, 세로 160㎝, 높이 150㎝ 크기로 건립됐다. 제주 소녀상은 다른 지역 소녀상들과 달리 머리 한쪽 끝이 바람에 살짝 날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 평화의 바람이 불길 희망하는 의미다. 또 소녀상 바닥에는 침략전쟁과 일제 식민지배, 제주 4ㆍ3사건 당시 인권을 유린당한 제주의 여인을 상징하는 그림자와 억울한 죽음을 뜻하는 동백꽃이 새겨졌다.
평화나비는 또 이날 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한일외교장관 합의는 무효”라며 “정부는 일본 정부의 직접적이고 번복할 수 없는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재발방지 약속이 모두 결여된 데다가 국제사회에서의 언급을 제재하고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마저 협박하는 이번 한일 합의를 하루빨리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처음으로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고백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기리기 위한 날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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