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신-유산 인정 어려워”
가수 겸 연기자 김현중(30)씨의 폭행으로 유산했다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한 전 여자친구가 오히려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으로 1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흥권)는 10일 김현중씨와 전 여자친구 최모(32)씨가 서로에게 제기한 1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씨는 김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 사건 쟁점을 ▦최씨의 5차례 임신 중 2, 4차 임신이 사실인지, ▦2차 임신 중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이 됐는지 여부 등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차 임신과 김씨의 폭행으로 인한 유산에 대해 “최씨가 혼자 임신테스트기로 검사 뒤 김씨 등에게 알린 적은 있지만, 실제로 임신하고 김씨 폭행으로 유산했다고 보기 어려운 여러 정황들이 발견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에게 폭행을 당한 다음날 찾아간 병원에서 임신 여부를 묻는 의사에게 “임신 중이 아니다”고 답한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최씨의 4차 임신 주장에 대해선 “최씨가 2014년 10월 중순쯤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하나 그 해 12월 산부인과의 진료기록부에는 최씨의 마지막 월경 개시일이 그 해 11월로 기재돼 있었고, 4차 임신을 확인하고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재판부는 “최씨가 ‘2차 임신 당시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했다’며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여 최씨가 김씨에게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김씨 측이 “최씨는 폭행으로 유산하지도,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지도 않았는데 폭로 협박으로 6억원(형사고소 취하 합의금)을 갈취했다”고 주장한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12년 4월 연기를 지도하던 지인 소개로 사귀다가 2014년 5월 폭행 사건, 그 해 8월 최씨의 형사고소 등으로 극심한 감정 싸움을 벌였다. 이후 지난해 4월 최씨가 김씨를 상대로 16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석 달 뒤 김씨가 동일한 액수로 맞고소하면서 대립해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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