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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총감독 “나도 막판에 포기했는데… 모든 게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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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총감독 “나도 막판에 포기했는데… 모든 게 기적”

입력
2016.08.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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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펜싱의 박상영이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에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한국 남자 펜싱의 박상영이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에페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H

“솔직히 나도 막판에는 포기했습니다. 10-14에서 뒤집을 거라고 어떻게 상상을 했겠어요?”

펜싱 국가대표팀 조종형 총감독은 드라마 같은 대역전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박상영(21ㆍ한국체대)의 남자 에페 결승 경기 결과가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 총감독은 10일(한국시간) 박상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결승전에서는 이런 대역전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결승전 상대는 헝가리의 제자 임레(42)였다. 임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동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백전노장이다. 세계랭킹은 3위로 박상영(21위)보다 18단계나 높다.

조 총감독은 “노련미 대 패기의 경기였다”고 풀이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40대의 노장한테도 14-10은 만만한 스코어였던 모양이다. 조 총감독은 “(임레가) 자신감이 넘쳐서 빨리 끝내려는 계산이었는지 공격을 시도하더라”며 “그 스코어에서 공격을 해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조 총감독의 말투가 빨라졌다. 그는 “하늘이 박상영한테 금메달을 주려고 했던 건지, 임레가 박상영한테 뛰어들더라”고 했다. 박상영은 자신한테 덤벼드는 임레를 차분하게 피했고,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박상영은 10-14에서 그렇게 차곡차곡 5점을 쌓았다.

박상영은 지난해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조 총감독은 “한동안 시합을 못 뛰어서 세계랭킹도 많이 떨어졌다”며 “그래도 올림픽까지 남은 3∼4개월 재활을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런 성과를 낼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결승전을 앞둔 박상영에게 조 총감독은 특별한 작전 지시를 하지 않았다. 무릎을 포함한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결승전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한 시간 동안 마시지만 받았다. 조 총감독은 “아파하던 애가 결승전 피스트(펜싱 경기장)에 올라가더니 통증이 없어졌다고 신호를 보내더라”며 “모든 게 기적 같다”고 말했다.

리우=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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