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역전극의 감동은 만국공통이었다. 5점을 뒤집는 박상영(21ㆍ한국체대)의 짜릿한 우승에 현지 관중들도 환호와 하트로 화답했다.
한국 펜싱 사상 최초 에페 금메달은 드라마처럼 완성됐다.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 나선 박상영이 주연이었다.
9-9까지는 시소게임이 이어졌지만 세계랭킹 3위 제자 임레(42ㆍ헝가리)의 노련한 검술이 경기를 리드했다. 점수차는 어느덧 10-14까지 벌어져 박상영의 패배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때부터 예고편에 없던 박상영의 ‘뒤집기 쇼’가 시작됐다. 그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갈 때마다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졌다. 불혹을 넘긴 베테랑 검객 임레도 차츰 페이스를 잃었다.
14-14. 경기장 안 모두가 손에 땀을 쥔 상황에서 박상영의 회심의 찌르기가 먹혀 들었다. 관중들은 일제히 두 팔을 치켜들고 일어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박상영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질주할 때까지 박수 소리는 떠나지 않았다.
박상영은 이어진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끝난 뒤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관중석의 열띤 응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지 관중들도 한 편의 드라마를 선사해 준 박상영에게 하트로 화답했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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