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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호남 거위’ 드디어 지역주의 벽 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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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호남 거위’ 드디어 지역주의 벽 뚫다

입력
2016.08.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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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박 대통령과 첫 인연…與 불모지 전남 순천서 재선까지

현정부 정무-홍보 수석…세월호 보도 외압 등 스캔들도

이정현(58ㆍ3선ㆍ전남 순천) 새누리당 신임 대표는 여당의 ‘호남 거위’였다. 2007년부터 써온 컬러링 ‘거위의 꿈’ 가사대로 당에 “차갑게 서 있는” 지역주의란 벽을 깨려 부단히 날갯짓을 해왔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대중에게 주목 받기 시작한 건 2014년 7월 재ㆍ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불모지 전남 순천ㆍ곡성 지역구(현재는 순천)에 출마해 당선되면서다. 1995년 첫 기초의원 선거에서 광주 시의원 후보로 나와 보기 좋게 낙선한 이후 네 번째 도전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고작 720표(1.03%)를 얻고도 포기를 몰랐던 그에게 지역 유권자들은 10년 뒤 득표율 49.3%라는 ‘경이’로 답했다.

이 신임 대표는 지난 4ㆍ13 총선에서 지역구 재선에 성공하면서는 ‘날개’를 달았다. 2년짜리 의원에 그치리란 우려를 불식시키고 당선이 확정되자 그는 “당 대표에 도전해 당과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입지전적인 역사를 써왔음에도 그에게 여전히 붙어 있는 딱지는 ‘박근혜의 입’이다. 1984년 옛 민정당 당료로 정계에 발을 디딘 이 신임 대표는 20년 뒤인 2004년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끼 식사를 계기로 정치적 전환기를 맞는다. 당 대표이던 박 대통령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보들을 격려하는 식사를 대접했다. 이 신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이 호남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고, 이를 듣던 박 대통령은 “어쩜 그리 말씀을 잘하세요”라고 감탄했다. 며칠 뒤 박 대통령은 그를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기용했고, 그때부터 내내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한 이후 정치적 칩거에 들어갔을 때에도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언론에 의중을 설명하면서 ‘대변인 격’이란 여의도의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맡기며 신임을 증명했다.

“박근혜교가 있다면 교주는 이정현”이라는 우스갯말이 돌 정도로 ‘충박’(충성스런 친박)인 이 신임 대표에겐 그래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친박계에서는 임기 후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당 대표라고 보지만, 비박계에선 ‘도로 친박당이 됐다’는 자조가 나온다. 친박계 당권 주자 3인의 단일화가 불발됐음에도, 친박 핵심부의 ‘오더 투표’, 물밑 표 몰이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다는 ‘빚’도 있다. ‘친박 패권 청산’, ‘계파갈등 해소’, ‘당청관계 재정립’이라는 당 혁신의 필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 달여 전 공개된 ‘KBS 세월호 보도 외압 녹취록’은 당 대표 선출 이후에도 그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 건으로 꼽힌다. 녹취록에는 이 신임 대표가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에 대한 비판 보도를 멈추라는 등의 압력성 발언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신임 대표는 “홍보수석으로서의 업무였으며, 해경이 당시 한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을 때였기에 먼저 생명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언론통제 및 방송법 위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가족은 부인 김민경씨와 1남1녀.

▦전남 곡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비례) ▦19ㆍ20대 국회의원(전남 순천)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회 예산결산ㆍ교육문화체육관광ㆍ법제사법위원 ▦청와대 정무ㆍ홍보수석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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