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당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2012년 자신이 새누리당의 상징 색으로 바꾼 빨간색 상의를 입고서다. 박 대통령은 특정한 당 대표 후보 지지 메시지로 해석될 발언은 자제했고 대신 여권의 화합을 주문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안 없이 비판과 갈등으로 국민을 반목시키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모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야당을 거듭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언급하고 “그 젊은이들이 여러분의 가족이고 자식이었다면 얼마나 가슴 저리고 고통스러운 일이겠느냐”며 “앞으로 그보다 훨씬 더한 일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부터 박 대통령의 눈에 눈물이 맺혔고, “정쟁으로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부분에선 목소리가 여러 차례 떨렸다.
이어 박 대통령은 “오늘 선출될 새로운 여당 지도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나라가 흔들리거나 분열되지 않도록 바로 잡는 것”이라며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의식으로 당과 나라의 미래를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원심력이 커지는 여당을 향해 “정치적 이해를 따지며 반목하지 말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하는 당청 관계를 이어가자’는 메시지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이 더 험난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당원동지 여러분이 함께 해주신다면 그 어떤 일도 못할 게 없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15분 간 축사를 하는 동안 박수가 27번 나왔다.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장에 나타나자 1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박근혜”를 연호했다. 당 지도부가 인사말에서 “사심 없는 애국심으로 나라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의 대통령님”(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노심초사 불철주야 애쓰시는 우리의 최고 지도자 박 대통령님”(정진석 원내대표) 등의 표현으로 자신을 언급할 때마다, 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입은 옷은 2014년 7월 전당대회 때와 같은 옷이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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