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경북 영주시 평은면 영주댐이 시험담수를 한 지 12일 만에 녹조발생이 관측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담수 초기인데다 지난 장마철 호우로 상류지역 영양염류가 한꺼번에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류지역 오염원 관리 실패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 건설단에 따르면 영주댐은 지난달 8일 시험담수를 시작, 이달 8일 현재 담수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담수시작 8일 만인 지난달 20일 본댐 상류에서 녹조가 관측돼 전문기관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주댐은 올 연말까지 공사를 준공한 후 시험 담수한 물을 완전히 빼내고 문제점을 보완한 뒤 내년 봄부터 본격 담수로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발견된 녹조는 갈수록 진해져 담수 한 달만인 지난 8일에는 댐 본체 상류 300m까지 확산했다. 50m 상류 호수 가장자리는 수심 1~2m에 불과한 바닥조차 보이지 않았다.
영주댐 건설단은 댐 축조 초기에 흔히 발생하는 일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댐 관계자는 "담수하기 전부터 상류 하천바닥에 있던 영양염분이 쓸려 들어온데다 뜨거운 날씨로 인해 수온이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녹조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호수 안에 폭기장치를 가동해 용존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축산폐수 유입이 예상되는 지류하천 3곳에 자연형 습지를 조성해 정화하는 등의 녹조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댐 주변 도로변에 우ㆍ오수 분리형 비점오염(오염원 배출원을 특정하기 힘든 농경지, 도로 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저감시설도(맨홀)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자체 관계자들은 "댐 건설단이 계획한 비점오염 저감시설로 오ㆍ폐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며 보다 근본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주댐은 낙동강 유역의 하천 유지용수 확보와 내성천 연안의 홍수피해 방지, 경북북부지역의 안정적 용수공급 등을 명분으로 축조한 다목적 댐으로 높이 55.5m, 길이 400m, 총저수량 1억8,100만t 규모이다. 4대강 사업으로 총 1조838억원을 투입해 2009년 12월 착공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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