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9일 동안 1,400km ‘투르 드 프랑스’ 완주 초ㆍ중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9일 동안 1,400km ‘투르 드 프랑스’ 완주 초ㆍ중생

입력
2016.08.09 16:44
0 0
‘투르 드 프랑스’ 2일차 리모쥬에서 점심식사 후 일행이 자신들이 도전을 알리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인솔자 신지휴, 이태건, 김두현.
‘투르 드 프랑스’ 2일차 리모쥬에서 점심식사 후 일행이 자신들이 도전을 알리는 현수막을 펼쳐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인솔자 신지휴, 이태건, 김두현.

“사이클 선수가 돼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전북 전주 우전중학교 3학년 김두현(16)군과 금평초등학교 5학년 이태건(12)군이 23일간 투르 드 프랑스 여정을 마치고 지난달 27일 돌아왔다.

1903년 시작된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프랑스와 인접 국가를 넘나들며 매일 평균 180㎞ 구간씩 21일간 약 4,000㎞를 자전거로 달리는 대회다. 이번 도전은 이군의 아버지 이민주(34)씨가 투르 드 프랑스를 완주한 같은 사이클 동호회원 신지휴(26)씨에게 아이들 지도를 부탁하면서 성사됐다.

김군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던 김군 아버지도 동의하면서 함께 프랑스 땅을 밟았다. 이들은 정식 대회에 참가한 것은 아니지만, 대회가 시작하기 전 지난달 4일부터 선수들이 달리는 코스를 앞서 달렸다.

이들이 첫날 내달린 거리는 약 230㎞. 의욕과 다르게 낯선 땅에서 시작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한달 반가량 한국에서 체력관리를 했지만 첫날부터 김군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오전 8시에 코스를 출발해 오후 9시까지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자전거를 타다 보니 종아리에 통증이 왔고 김군은 결국 차량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은 이군 몸에도 이상이 생겨 이들을 인솔한 신씨는 아이들과 상의 끝에 코스를 수정했다. 완주보다는 안전을 우선으로 두고 원래 계획했던 거리의 절반만 타기로 했다. 코스를 일부 수정하면서 이들은 무리 없이 레이스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투르 드 프랑스 코스 중 가장 악명 높은 피레네 산맥 코스에 도전했지만, 시야를 가리는 짙은 안개로 산맥을 넘지 못하고 우회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정 15일째 모든 장비가 실린 김군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황당한 일도 겪었다. 몽펠리에 해변에서 자전거를 머리맡에 두고 노숙을 했는데 일어나보니 김군 자전거가 없어진 것.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지만 김군은 포기하지 않고 인솔자 신씨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 현지인에게 자전거를 빌려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들은 힘들고 험난했던 과정을 거쳐 지난달 22일 도착점인 프랑스 개선문에서 여정을 무사히 끝마쳤다. 이들이 전체 여정 중 19일 동안 달린 거리는 1,400㎞가 넘는다. 이들은 이번 경험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사이클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김군은 사이클 전문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김군과 이군을 인솔한 신지휴 씨는 “아직 커가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꾸준히 훈련하면 선수로서의 꿈을 이루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이들이 커서 한국을 알리는 유명 사이클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