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결승전에서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년간 사랑을 키워온 동성 커플의 이야기다.
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여자 럭비 결승전이 열린 데오도로 스타디움에서 대회 자원봉사자인 마조리 엔야(28)가 브라질 럭비 국가대표인 이사도라 세룰로(25)에게 프러포즈했다.
경기장 미디어 매니저인 엔야는 호주와 뉴질랜드간의 결승전 시상식이 끝난 뒤 마이크를 잡고 2년간 만나온 여자친구 세룰로를 향해 청혼했다. 관중들은 엔야의 깜짝 프러포즈에 놀랐지만 이내 따뜻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엔야는 세룰로에게 다가가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준 후 키스했다. 세룰로는 눈물을 흘리며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엔야는 “세룰로가 대표팀에 포함됐다는 것을 듣는 순간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럭비인들은 넓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개 청혼을 해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이 종착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게는 누군가와 삶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며 “사람들에게 사랑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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