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회 연속 3관왕 도전
“관중 즐겁게 하는 일 좋아”

“난 충분히 달릴 만큼 달렸다. 이번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9초58’의 사나이 우사인 볼트(30ㆍ자메이카)가 리우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와 작별한다.
볼트는 9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미안하다. 난 할 만큼 했고, 내가 누구인지 충분히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볼트는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1~2년 더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지만 4년 뒤 도쿄올림픽까지는 무리라고 말해왔다. 더 이상의 올림픽 출전은 없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200m 세계기록(19초19)을 이번 대회에서 갈아치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8초대에 결승선을 통과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그는 200m 외에도 100m(9초58), 400m 계주(36초84) 세계기록 보유자다.
볼트는 “(100m보다) 200m가 더 신경 쓰인다”며 “시즌 막판에 훈련을 쉰 탓에 좀 어려울 수도 있겠고, 완벽한 시즌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괜찮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볼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3개 대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
볼트는 올해 허벅지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올림픽을 앞두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다이아몬드리그 200m에선 19초89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볼트는 “나는 언제나 150%를 보여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경쟁자를 뽑아달라는 질문에는 “내가 열심히 훈련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볼트는 최근 불거진 러시아 선수단의 도핑 파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며 “힘든 시절을 거쳐야 하겠지만 몇 년 안에 스포츠계는 깨끗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쇼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기자회견 후 브라질의 삼바 춤을 춰 좌중을 즐겁게 한 볼트는 “나는 육상선수지만 관중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좋아한다. 그게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라며 웃었다.
볼트는 13일 100m, 16일 200m, 18일 400m 계주에 출전한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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