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소속 의원 6명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관련 중국을 찾은 것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비판과 관련, “대통령께서 정쟁을 유발하는 일을 또다시 시작했다. 불행히도 이번 정쟁사안은 외교안보사안”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 맞느냐”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대통령과 야당 사이에 이견이 존재할 수 있고 해법에 대한 다양한 견해도 나올 수 있는데, 어떻게 야당 의원들을 매국노, 사대주의 및 북한 동조세력으로 만드는 발언을 할 수 있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입에서, 집권여당의 입에서 파트너인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런 식의 낙인을 찍을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포함된 여야 정치인들의 지난달 방중을 언급, “그렇다면 지난번 새누리당 의원들과 단체장의 사드 관련 방중 때에는 왜 침묵했는가. 그것도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였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사드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다가 더민주 의원들이 방중한다니까 이렇게 매도해도 되겠느냐”며 “이렇게 해놓고 야당의 협조를 부탁하느냐.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세력의 협조가 필요한가”라고 비꼬았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사신 역할을 해야 되느냐”며 “사과하십시오”라고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더민주 원내대표로서 묵과할 수 없다”며 “그동안 한 5일간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도와드리기 위해 주로 지방일정을 잡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얘기도 하지 않고 일체 정쟁성 발언을 삼갔지만 대통령께서 그 틈을 타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방중한 의원들이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고, 그래서 오히려 중국 매체들이 진정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성과들을 애써 외면하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에 주력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치는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견해차를 좁히기 위한 대화와 설득 노력을 병행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지금 같은 대통령과 집권당의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생각하며, 한번 더 이런 식의 접근이 있다면 국회 차원에서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우 수석 의혹과 관련해 역공을 펼쳤다. 그는 “대통령이 휴가 다녀와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기다렸는데, 결국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보다는 국론분열, 야당과의 정쟁을 통해 편가르기 식 국정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것 같다”며 “야당도 대응하겠다. 당장 운영위를 소집해 민정수석 문제를 다루자.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민통합 보다는 갈등과 국론분열의 길을 가시겠다면 야당은 야당대로 이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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