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악명이 높은 곳 ‘파벨라’(Favela). 포르투갈어로 빈민가를 뜻하는 파벨라에서도 가장 위험한 구역이 있다. 리우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영화와 이름이 같은 ‘시티 오프 갓’이다.
총성과 비명이 가득한 시티 오브 갓 출신의 하파엘라 시우바가 조국 브라질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세계 랭킹 14위인 시우바는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유도 57㎏급 결승전에서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세계 랭킹 1위인 수미야 도르지수렌(몽골)에 절반승을 거뒀다. 시상대 꼭대기에 선 시우바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나를 응원한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딸을 걱정해 예선전까지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는 시우바의 아버지 루이즈 카를로스도 이날 관중석에서 딸을 응원했다.
시우바는 강적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16강에서는 한국의 김잔디를 눌렀고, 4강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코리나 카프리오리우(루마니아)를 꺾었다.
2002년 영화 ‘시티 오브 갓’으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의 시티 오브 갓 출신인 시우바는 “팬들, 특히 내가 자라난 시티 오브 갓의 아이들은 나의 힘”이라고 말했다. 시우바는 한 때 갱단의 일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그 곳의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면, 아이들이 나를 보고 스포츠를 통해 꿈을 찾고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우바는 브라질의 금메달 갈증 해소에도 일조했다.
런던올림픽 유도 종목에서만 금메달 1개와 동메달 3개 등 메달 4개를 수확한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 홈 그라운드 이점을 업고 메달 수확을 노리고 있었으나 대회 개막 후 이틀째까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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