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잔디(왼쪽부터)-김지연-안창림.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세계 랭킹은 숫자에 불과한 것일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이변의 연속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지만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기대한 팬들에게 별들의 추락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세계 1위가 즐비한 한국 남자 유도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어벤져스'라고 불렸다. 어느 대회보다 금빛 메치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남자 60㎏급 김원진(24ㆍ양주시청)을 시작으로 66㎏급 안바울(22ㆍ남양주시청) 그리고 73㎏급 안창림(24ㆍ수원시청)까지 체급별 랭킹 1위를 지킨 선수들이 모두 노골드에 그쳤다.
김원진은 8강에서 탈락했고, 안바울은 결승에서 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덜미를 잡혔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안창림마저 3회전(16강)에서 랭킹 18위 디르크 판 티첼트(벨기에)에게 무릎을 꿇었다. 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조민선 이후 20년 만에 여자 유도의 금맥을 캘 것으로 예상했던 랭킹 2위 김잔디(25ㆍ양주시청) 또한 57㎏급 2회전에서 브라질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하파엘라 시우바(11위)에게 졌다.
조준호 MBC 유도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부담을 느껴 긴장했던 것 같다"며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탈락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은 워낙 변수가 많다"면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랭킹 1위의 수모는 양궁에서도 계속됐다.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 김우진(24ㆍ청주시청)은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랭킹 29위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점수 2-6(29-27 27-28 24-27 27-28)으로 패해 또 다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던 여자 펜싱 김지연(28ㆍ익산시청)도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로레타 굴로타에게 13-15로 졌다. 4년 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의 세계 랭킹은 7위, 굴로타는 26위로 충격적인 결과였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톱스타 역시 올림픽과 악연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상금과 홍보 수입으로 총 5,580만달러(약 621억원)를 벌어들인 세르비아의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29)는 남자 단식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4위에 그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도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수모를 당했다.
여자 테니스에서도 이변이 나왔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비너스 윌리엄스(36)와 세레나 윌리엄스(35ㆍ미국) 자매 역시 1라운드에서 떨어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3개의 금메달을 챙긴 윌리엄스 자매의 첫 올림픽 패배였다. 앞서 언니 비너스는 여자 단식에서도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 봤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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