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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수사, 이번엔 민유성 前 산은행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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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수사, 이번엔 민유성 前 산은행장 겨냥

입력
2016.08.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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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특혜계약 홍보사 압수수색

민유성 前 행장 측근이 대표

남상태 연임로비 자금 흐름 추적

檢 前 산업은행장들로 수사 확대

산업은행 로고
산업은행 로고

검찰이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과 관련해 대우조선과 20억원대 특혜계약을 맺은 홍보대행사(본보 6월30일자 13면)를 압수수색 했다. 이 업체 대표 박모(58)씨는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수사는 민 전 행장을 겨냥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강만수 전 행장에 이어 민 전 행장까지 수사대상에 포함되면서 향후 대우조선 비리 수사가 산업은행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8일 민 전 행장의 지인이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 N홍보대행사 사무실과 이 회사 대표 박모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하도급 거래 내용 및 홍보ㆍ광고 관련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민 전 행장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수사과정에서 남 전 사장의 배임 혐의 및 박씨의 알선수재 혐의가 포착되면서 이뤄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남 전 사장 재임시절인 2008년 말~2009년 초 박씨가 운영하는 N사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20억원대의 비정상적인 대형계약을 맺었다. 3년 20억원대 계약은 업계에선 파격적인 금액이라 뒷말이 무성했다. 한 중견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소비재 업체도 아닌 대우조선이 홍보할 일이 뭐가 그리 많았겠냐”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계약을 두고 남 전 사장이 민유성 행장의 부탁을 받고 박씨에게 특혜성 일감제공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2006년 3월 임기 3년의 사장에 취임한 남 전 사장이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둔 상태에서 2008년 6월 산은 행장에 취임한 민 전 행장에게 잘 보이기 위한 측면이 컸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였던 만큼 민 전 행장은 남 전 사장의 연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박씨는 민 전 행장과 가까운 관계인 데다 재계와 언론계에도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남 전 사장은 2009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남 전 사장이 퇴임하고 고재호(61ㆍ구속기소) 전 사장 취임 후 대우조선은 N사와의 계약금액을 연 1억여원 정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지난해 5월 정성립(66) 사장이 취임한 뒤 대우조선은 N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검찰은 박씨가 받은 홍보비 중 일부가 리베이트 형태로 남 전 사장에게 전달됐거나 연임로비를 위해 민유성 전 행장 측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N사의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남 전 사장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청탁 명목으로 유력 언론사 간부들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워낙 인맥이 화려해 다양한 인사들에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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