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객 증가ㆍ난개발 등으로 몸살
보전가치 높아 관리대책 마련 절실
국립공원 지정 주장까지 나와
제주를 대표하는 생태ㆍ경관자원인 오름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발전연구원은 8일 ‘제주지역 오름의 도립공원화 방안 연구’를 통해 오름에 대한 도립공원 지정 필요성과 추진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제주 오름은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 분화구를 제외한 소화산체로, 도 전역에 368개가 분포되어 있다. 오름은 ▦인문 ▦식물ㆍ생태 ▦지형ㆍ지질 ▦경관 ▦생태관광 ▦산림환경자원 등 다양한 방면에서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탐방객이 크게 늘고, 주변 지역에 대한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제주 오름의 보존ㆍ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과정에서 실시한 제주 오름 도립공원화 방안에 대한 도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가 오름의 가치를 ‘중요하다’(82.1%)고 답했다. 또 오름을 현재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가정할 때 장기적으로 오름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68.9%가 ‘훼손될 것’이라고 응답,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의 오름을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58.5%, 반대 41.5%로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찬성 이유로는 ▦오름의 체계적인 보전ㆍ관리(72.2%) ▦오름 특성에 맞는 탐방프로그램 운영(15.2%) ▦보전ㆍ관리가 중요한 오름의 공유화(8.6%) 등을 꼽았다.
반면 반대 이유는 ▦오름을 자유롭게 탐방할 수 없기 때문에(61.5%)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오름에 대한 보전ㆍ관리가 소홀해지기 때문에(23.1%)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오름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10.6%)라고 답했다. 다만 반대 의견을 제시한 응답자 상당수도 오름 보존 필요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윤 선임연구위원은 “오름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의 국가적 가치는 연간 1,703억원에 이른다”며 “오름의 가치는 청정 자연환경에 대한 욕구와 탐방수요가 늘어날수록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오름의 가치를 볼 때 도립공원으로 지정하기에는 매우 적합하며,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할 경우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며 “오름을 도립공원 등 자연공원으로 지정할 경우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도민과 관광객이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오름 도립공원 범위로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생물권보전지역, 오름 군락 및 보전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을 선정해 지정해야 한다”며 “오름도립공원의 보전ㆍ이용 및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및 예산, 입장료 및 사용료 징수, 친환경생태탐방프로그램, 탐방총량제, 사유지 오름 지원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은 “오름도립공원에 포함되지 않은 오름도 이용보다는 보전에 역점을 두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